SNEDUFF2021 특별상영

여성영화 아카이브 특별전

"여성의 삶, 마을미디어로 읽고 쓰다"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성남교육영화제2021 집행위원회와 "여성영화 아카이브 특별전"을 마련하였습니다. 2010년대 한국독립예술영화의 역사 안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여성 다큐멘터리 다섯 편을 선정하였습니다. 2021년 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하는 성남교육영화제2021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방문>, 명소희, 2018, 다큐멘터리, 80분

가을에 막 접어들 무렵에는 꼭 악몽을 꾸었다. 서울에 올라온 지 4년. 춘천을 떠나오면 끝날 것 같았던 악몽은 계속되었다. 이 악몽에서 깨고 싶었다. 그 때 문득, 춘천이 생각났다. 엄마가 생각났다. 참 오랜만에 나는 다시 춘천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엔 여전히 4년 전과 똑같은 삶을 사는 엄마가 있었다. 머릿속에 오로지 ‘열심히’ 라는 단어밖에 모르는 엄마. 그런 엄마를 보는 것이 싫으면서도, 나는 계속 그녀의 삶을 지켜보고 다가간다. 아주 긴 시간을 돌아서 나는 ‘엄마와 나는 왜 이렇게 됐을까’ 라는 질문 앞에 선다.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나는 ‘엄마’를 ‘엄마의 엄마’를 그리고 그들 안의 ‘나’를 마주한다.

<아이들>, 류미례, 2010, 다큐멘터리, 70분

준비 없이 결혼하고 얼떨결에 엄마가 되었다. ‘엄마’라는 불가능 해 보이는 미션을 한 차례 한 차례 완수하며 보낸 12년의 시간. ‘나에겐 모성이 부족한 걸까?’, ‘엄마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자책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일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 치열한 전쟁과도 같은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났고, 그런 아이들을 통해 나 또한 그만큼 성장했음을 느낀다. 결국, 이 영화는 세상에는 나 같은 엄마도 있다는 것을 쑥스럽게 고백하는 12년 간의 육아일기이자,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다. 영화제 소개글. 다윗영펀드 지원 프로젝트. 5년 동안의 육아휴직 끝에 일터로 돌아온 감독은 이제 아기를 업고 밥을 먹거나 변기에 앉아 자장가를 부르지 않아도 된다. 오랜만에 허락된 자유를 맛보던 어느 날, 감독은 엄마라는 그 외로운 자리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되어 있었고 이 부조리한 시스템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육은 국가의 책임이다. 따라서 그것을 위해 보육노동자들은 뜨거운 여름, 거리로 나섰다. 감독이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지 않듯이 보육노동자들 또한 자기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함께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긴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소개글 2. ‘엄마'라는 이름은 아주 일상적인 단어면서도 불가능한 미션을 상징한다. 다큐멘터리감독인 나는 준비없이 결혼하여 얼떨결에 엄마가 되었다. 엄마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자책으로 끊임없이 괴로워하면서도 일을 포기하지 않으며 10년 동안 세 아이를 키웠다. 그 시간을 거치며 나는,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내 안에 살고 있는 내면아이를 돌보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이 영화는 세상에는 나 같은 엄마도 있다는 것을 쑥스럽게 고백하는 10년간의 육아일기이다.

<개의 역사>, 김보람, 2017, 다큐멘터리, 83분

서울의 어느 한적한 마을 공터에 늙은 개 한 마리가 산다.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개는 홀로 새들을 쫓고 햇살 아래 꾸벅꾸벅 졸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카메라는 그 개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개에게 무관심한 듯 보이면서도 저마다 가지고 있는 기억을 조금씩 꺼내어 놓는 사람들. 이야기 조각들 사이로 그들이 지나온 삶에 대한 단서가 조금씩 드러난다. 카메라는 기억과 현실 사이를 부유하며, 하나의 풍경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기억의 전쟁>, 이길보라, 2018, 다큐멘터리, 79분

화려한 휴양도시 베트남 다낭에서 20분이면 닿는 마을, 매년 음력 2월이면 마을 곳곳에 향이 피워진다. 1968년, 한날 한시에 죽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살아남은 이들은 위령비를 세우고 50여 년간 제사를 지내왔다. “내가 똑똑히 봤어. 한국군이었어” 그날의 사건으로 가족들을 모두 잃은 탄 아주머니, 그날의 현장을 똑똑히 목격한 껌 아저씨, 그날 이후 전쟁의 흔적으로 두 눈을 잃은 럽 아저씨는 지금껏 숨겨온 기억을 꺼낸다.

<웰컴 투 X-월드>, 한태의, 2019, 다큐멘터리, 81분

구로동 집에는 나, 엄마 그리고 친할아버지가 산다. 12년 전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도 엄마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희생하는 엄마를 보고 자란 나는 결혼이 싫다.